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핀란드에서 꿈꾸는 허니문

핀란드의 여름

직항으로 9시간 30분, 멀게만 느껴졌던 북유럽 핀란드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유럽 여행을 위한 관문으로 추천하려고 했지만, 곳곳에서 반겨주는 아름다운 자연, 눈이 즐거워지는 디자인, 사랑스러운 무민 캐릭터에 흠뻑 빠져 조용하고 평화로운 나라 핀란드에서 오래도록 머무는 허니문을 꿈꾸게 되었다.


핀란드의 가장 가치 있는 역사적 기념비로 여겨지는 투르쿠 대성당. 2 18세기 후반 스웨덴의 지배 아래 건설된 수오멘린나 요새.
스톱오버 핀란드

동남아 리조트의 휴양을 지루해하는 커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허니문 스폿, 유럽. 서유럽이나 동유럽의 명소들을 훑는데도 시간 이 모자란 커플은 춥고 먼 곳에 있을 것 같은 북유럽을 고려하지 않지만 핀에어를 타고 9시간 30 분 만에 도착한 핀란드는 유럽 여행을 위한 훌륭한 스톱오버 여행지였다. 핀에어가 핀란드 관광청, 핀란드 여행 업체 ‘프리메라 홀리데이즈Primera Holidays’와 함께 론칭한 ‘스톱오버 핀란드 StopOver Finland’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보다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헬싱키 시내 관광, 크루즈 체험, 국립공원 트레킹부터 핀란드 북부 지역인 라플란드 투어 등 5시간부터 5일 여정까지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과 액티비티로 약 40개의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핀에어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핀에어 홈페이지 내 스톱오버 프로그램 한국어 사이트(www. finnair.com/kr/ko/stopover)에서 헬싱키를 경유하는 항공권 구입 시 스톱오버 핀란드 패키지를 함께 예약할 수 있다. 스톱오버 핀란드의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 중 헬싱키와 근교를 오가는 알짜 프로그램만 골라 4박 6일간 체험해보았다.


3 마리메꼬 어메니티 키트를 제공하는 핀에어 A350 최신 기종 비즈니스 석. 4 헬싱키 시민들의 주요 이동 수단인 트램. 5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에 가면 공식 스티커가 부착된 200개의 숍들을 만날 수 있다. 6 헬싱키의 상징인 루터란 대성당. 주말이면 이곳에서 결혼하는 커플들을 볼 수 있다.
디자인 도시, 헬싱키
공항에서 30분 만에 수도 헬싱키에 도착했다. 6월의 핀란드 기온은 한국의 봄가을과 비슷했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으며 햇빛은 강하고, 바람은 시원해 여행을 즐기기에 최적의 날씨였다. 작은 도시 헬싱키는 스톱오버로 핀란드에 단 5시간만 머문다고 해도, 도보로 구경하기 충분하다. 굳이 찾지 않아도 곳곳에서 푸른 녹지의 공원과 숲, 호수가 반겨주며 세계 1위 커피 소비국의 힙한 카페에서 커피 브레이크 타임을 즐기거나 신선한 채소와 과일 생선들을 값싸게 살 수 있는 헬싱키 마켓 광장Helsinki Market Square을 둘러볼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 도시 헬싱키의 백미는 역시 쇼핑이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디자인 디스트릭트Design District에는 공식 스티커가 부착된 약 200여 개의 주요 상점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딸라Iittala, 아라비아Arabia, 아르텍Artek 등 한국에서 유명한 핀란드 브랜드들은 대부분 가구나 그릇에 한정돼 있다. 물론 신혼집을 ‘북유럽 인테리어’로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리를 지나다니는 핀란드 인들의 패션 센스를 본다면 미리 핀란드 패션 브랜드에 대해 알아오지 않은 것이 후회될 것이다. 핀란드인이 사랑하는 패션 브랜드 몇 곳을 소개하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방문해보자. 2011년 마리메꼬의 디자이너였던 사무 유시 코스키Samu Jussi Koski가 론칭한 브랜드, 사무이Samuji는 현재 헬싱키에서 가장 잘나가는 패션 브랜드로 고급스러운 소재로 만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해외 유수의 패션 매거진에서 주목 할 만한 핀란드 브랜드로 꼽힌 오나르ONAR는 추운 나라 핀란 드에 어울리는 양털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곳. 윤리적으로 생산된 이탈리아 양털에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은 염색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들은 팝한 컬러가 특징이다. 리이케Liike는 현대적 감각으로 똘똘 뭉친 8개의 핀란드 브랜드가 모여 있는 편집 매장이다. 그중 마리타 후리나이넨Marita Huurinainen은 버려진 털과 가죽으로 만든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로, 핀란드 자작나무로 만든 독특한 디자인의 샌들이 히트작이다. 관광객들이 아닌 헬싱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트렌디한 곳이 궁금하다면 해안가에 자리한 복합 문화 공간 뢰윌리Loyly에 가보자. 수증기라는 뜻의 뢰윌리는 레스토랑, 테라스, 사우나 시설을 갖추었다. 평화로운 헬싱키 거리와 달리 이곳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빽빽하며, 사우나는 인기가 너무 많아서 헬싱키 사람들조차 예약하기 힘들 정도다. 헬싱키에 1박 이상 머문다면 핀란드 사람들의 주요 이동수단인 자전거도 꼭 타보라.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주며, 언덕이 없고 평평한 헬싱키 거리는 자전거 도로가 매우 잘 구축돼 있다.



1 동화 같은 도시 투르쿠의 아기자기한 테라스 카페에서 커피 브레이크를 즐기는 사람들. 2 투르쿠와 난탈리를 오가는 증기선 S/S 우코페카. 3 투르쿠 푸드 워크 지정 식당 중 하나인 카페 아트. 부드러운 크림의 라테와 달콤한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미식 도시, 투르쿠
핀란드 남서쪽 발트 해에 면한 항구 도시 투르쿠Turku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마을이다. 1812년까지 핀란드의 수도였으며,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기도 하다. 역사를 좋아한다면 투르쿠 방어의 요새였던 투르쿠 성Turku Castle이나 거대한 고딕풍 벽돌 건축물 투르쿠 대성당Turku Cathedral 등을 방문하는 것도 좋겠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푸드 워크Food Walk 프로그램이다. 미식으로 유명한 투르쿠에는 유명하고 맛있는 레스토랑이 많다. 하지만 짧은 기간 머무는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는 레스토랑은 한정돼 있으며, 맛집을 찾는 것도 번거롭다. 푸드 워크는 아우라 강 주변에 위치한 총 10개의 레스토랑 중 5개를 선택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투르쿠 최고의 레스토랑만을 선정했으며, 레스토랑별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지정돼 있어 매우 편리하다. 1번 가게에서 애피타이저를 먹고 10번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먹은 후 3번 가게에서 시나몬 롤과 커피를 먹는 식으로 고르기만 하면 된다. 주문할 때 카드를 보여주고 식당 서버에게 사인을 받으면 되며, 사용한 날부터 3일간 유효하다. 투르쿠 관광청(Visit Turku)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44유로다. 이 중 4곳을 방문해봤는데, 아늑하고 클래식한 느낌의 1번 브라헨 켈라리 Brahen Kellari 레스토랑의 애피타이저와 5번 그릴 잇 마리나 Grill It! Marina 레스토랑의 테라스에서 아우라 강을 바라보며 먹은 포크 버거 등이 수준급이었다.

4 난탈리에 위치한 테마 파크, 무민월드. 무민 탈을 쓰고 분장을 한 직원들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5 무민월드에는 무민의 집이 내부 디테일까지 그대로 재현돼 있다. 6 핀란드 대통령의 별장과 무민월드가 위치한 여름 휴양지, 난탈리. 
무민의 고향 , 난탈리
핀란드 서쪽 해안에 위치한 난탈리 Naantali는 핀란드인의 여름 휴양지로, 핀란드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탈리를 최고의 관광지로 만든 것은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 무민Moomin이다. 한국에서도 북유럽 인테리어의 유행과 함께 유명해진 무민은 1945년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Tove Jansson의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하얗고 둥글둥글하며 하마를 닮아 귀여운 트롤(초자연적 괴물 또는 거인) 이다. 난탈리로 향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무민의 고향 마을을 그대로 재현한 카일로 섬Kailo Island의 무민 월드에 가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이곳에는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 파크처럼 화려한 볼거리나 놀이기구는 없다. ‘월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작은 공간에 무민이 사는 집을 재현한 후, 무민 탈을 쓴 사람이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무민 월드까지 다리를 건너가는 길의 환상적인 자연과 진짜 무민이 살 것 같은 작은 숲에 위치한 테마 파크는 그 자체로 더할 것 없이 충분히 아름답다. 특히 커다란 무민 인형을 향해 달려가 푹 안기는 아이들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힐링된다. 난탈리와 투르쿠를 이동하는 방법으로는 여름철 하루에 두 번 투르쿠-난탈리, 난탈리-투르쿠를 운항하는 증기선, S/S 우코페카Ukkopekka를 추천한다. 1938년에 만들어진 증기선으로 클래식한 디자인이 로맨틱하다.

평화의 섬, 수오멘린나 요새
18세기 후반 스웨덴의 지배 아래 헬싱키 항구 입구에 있는 6개의 군도를 연결해 건설한 수 오멘린나Suomenlinna 요새는 독특한 역사적 기념물로 인정받아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스웨덴-러시아 전쟁, 크림 전쟁, 핀란드 전쟁 등의 중요한 싸움터 역할을 했던 요새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적 유적들을 관광하는 것도 좋지만, 800명의 시민들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기도 한 이곳의 평화로움을 온몸으로 만끽해보길 권하고 싶다. 소금기가 없는 바다에서는 백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유적지 곳곳에서는 돗자리를 펴놓고 피크닉을 즐기는 주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 TRAVEL TIPS
서울에서 핀란드를 방문하는 가장 빠르고 편안한 방법은 유럽 대표 항공사 핀에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핀에어가 올여름 인천-헬싱키에 투입하는 최신 항공기 A350은 세련되고 모던한 디자인으로 넓고 쾌적하다. 16인치 터치스크린의 개인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편리함을 더했다. 비즈니스 클래스는 모든 좌석에서 통로로 직접 이동할 수 있는 1+2+1 레이아웃으로 설계됐으며, 마리메꼬와 이딸라 식기에 나오는 기내식은 보는 즐거움까지 더한다.

✔ EDITOR’S PICK
핀란드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6~8월 여름이다. 이 시기에는 온화한 날씨의 핀란드를 만날 수 있다. 위도 48도 이상, 북극에 가까운 핀란드의 한 여름은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백야가 지속된다. 때문에 자정이 넘도록 낮처럼 밝아 관광객에겐 더할 나위 없다. 핀란드를 방문하는 허니무너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것은 자전거 타기와 피크닉! 미리 돗자리와 책을 챙겨 여유를 느껴 보라.


김수영 기자 사진 및 자료 협조 핀란드 관광청(visitfinland.com), 핀에어(www.finnair. com/kr)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6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